돈키호테 성찰.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지음, 신정환 옮김
2025. 4. 14. 08:32ㆍ책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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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숲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실 그 덕분에 숲이 존재한다. 눈에 드러난 나무들의 사명은 다른 나무들을 감추는 것이고,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안 보이는 다른 풍경을 숨겨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숲속에 있음을 느끼게 된다. 감추어져 있다는 불가시성이 순전히 부정적인 성격을 가진 것만은 아니다. 그것이 하나의 사물에 흘러내리면 사물을 변형시키고 거기서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앞의 구절이 말하듯 숲을 보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숲은 그 모습 그대로 잠재해 있는 것이다.
돈키호테 성찰.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지음, 신정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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